작가 소개 – 철학적 상상력과 따뜻한 유머를 담는 이야기꾼, 올리버 제퍼스
올리버 제퍼스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그림책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술가입니다. 그의 그림책은 단순한 구도와 간결한 텍스트, 독특한 일러스트 스타일을 자랑하지만, 그 안에는 깊은 메시지와 인간적인 통찰이 숨겨져 있습니다. 『Lost and Found』, 『The Incredible Book Eating Boy』, 『How to Catch a Star』 같은 대표작으로 유명한 그는 그림책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멀티 아티스트입니다.
제퍼스의 그림책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직접 감정의 흐름을 따라 의미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열린 서사 구조가 특징입니다. 그의 작품은 종종 어린이의 순수한 상상력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되짚어보게 하며, 우정, 외로움, 성장, 호기심과 같은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Up and Down』은 제퍼스가 이전에 발표한 『Lost and Found』의 후속 이야기로, 한 소년과 펭귄의 특별한 우정을 그려냅니다. 두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지만, 함께 읽으면 친구 관계의 시작과 성장을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 속에서도 관계의 미묘한 균열과 회복, 서로를 향한 이해의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줄거리 – 날고 싶은 펭귄과 친구를 걱정하는 소년의 이야기
『Up and Down』은 소년과 펭귄이라는 특별한 두 친구의 모험을 다룹니다. 그들은 늘 함께 모든 일을 공유했지만, 어느 날 펭귄은 새로운 꿈을 품게 됩니다. 바로 하늘을 나는 것입니다. 펭귄은 하늘을 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으며, 독자적인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소년은 펭귄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깊은 걱정에 빠지지만, 펭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곁을 떠나 스스로 날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의 시도들은 다소 엉뚱하고 서툴지만, 그 열정만은 진지하고 간절합니다. 마침내 그는 '인간 대포쇼' 포스터를 보고 출연을 결심합니다. 이것이 자신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은 펭귄은 대포 속으로 몸을 던집니다.
소년은 펭귄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에 점점 잠식됩니다. 처음에는 펭귄의 선택에 혼란스러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는 펭귄을 찾아 나서고, 공연도중 날아오르는 펭귄을 받아냅니다.
두 친구는 서로를 안으며 진심으로 화해합니다. 펭귄은 하늘을 날고 나서야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펭귄에게 날개가 없는 이유는 펭귄은 나는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야" 라고 말하며 진정 둘을 날아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우정이라는 메세지를 남깁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 친구가 일상으로 돌아와 함께 게임을 하고있는 모습은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감상 – 진짜 날개는 친구와 함께할 때 생기는 것
『Up and Down』은 겉으로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펭귄의 재기 넘치는 모험담 같지만, 사실 그 속에는 친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 그리고 독립과 연결 사이의 섬세한 균형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펭귄의 '날고 싶다'는 욕망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자아실현의 상징이며, 소년은 펭귄을 떠나보내며 관계의 본질적인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올리버 제퍼스는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어른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감정을 전달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홀로 날고 싶다는 욕망을 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이들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하며, 진정한 관계란 서로의 꿈을 존중하면서도 끝내 곁을 지켜주는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펭귄은 결국 소년과 다시 만남으로써, 진정으로 마음이 '날아오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제퍼스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여백의 미를 놀랍도록 잘 살려, 감정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캐릭터의 표정은 극도로 절제되어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한눈에 느껴질 만큼 강렬합니다. 색채 또한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부드럽게 변화하며, 펭귄이 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이나 소년이 펭귄을 다시 만나는 순간은 시각적으로 큰 여운을 남깁니다. 장면마다 배치된 여백은 독자의 감정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섬세한 감정선이 흐르게 합니다.
『Up and Down』은 친구란 늘 같은 곳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더라도 결국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꿈을 꾸는 과정에서 때때로 엇갈림이 있을 수 있고, 함께하는 길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결국 진정한 우정은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데서 피어납니다. 제퍼스는 아이의 마음처럼 투명한 이야기로 어른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을 선보였습니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는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어른에게는 관계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